서론
어느 날, 거실에 누워있는데 문득 철학과 인문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유튜브만 틀어놔도 시간이 금방 흘러가는 시대를 살아가면서 따로 노력을 들이지 않는다면 생각 없이 살아가는 바보가 될 것 만 같았다.
이런 생각에 거실 책장을 둘러보며 철학과 관련된 책을 찾아봤다.
이때 한 가지 책이 내 눈을 사로잡았다. 바로 강신주 철학자의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이라는 책이었다.
철학에 ㅊ도 모르는 나도 알 정도로 유명한 강신주 철학자의 책이라니 관심이 가기도 했고 무엇보다 제목이 너무 흥미로워서 책을 펼쳐서 읽었다.
하지만 딱 한 페이지 읽고 덮었다. 이 책을 덮을 때의 심정은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지 없는지는 관심 없고 그냥 이 책에서 손을 떼고 싶었다.
이때 갑자기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나는 책을 읽는 방법부터 공부해야겠다!
독서 방법에 관한 새로운 책을 빌리러 도서관에 가기에는 지금 당장 읽고 싶다는 욕망이 더 강해서 거실 책장을 다시 둘러봤다.
그래서 찾게 된 책이 이 책이다.
독서 노트 정리
원래는 기록같은건 남기지 않고 책을 읽어왔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독서 노트 기록의 중요성을 알려줬기 때문에 기록하면서 읽었다. 아래는 노트의 내용이다.
기억에 남는 구절, 한 줄 리뷰
책을 읽는데도 들숨과 날숨이 필요하다.
'한 줄 리뷰'는 '왜 이 한 줄에 감동했는가?'하는 관점에서 한 마디를 기록하기만 하면 됩니다.
축적된 한 줄 리뷰에 다음과 같은 질문들 던져보기
- 나는 어떤 책에 자극을 받는 편인가?
- 나는 어떤 사고방식을 좋아하는가?
- 나는 앞으로 어떤 책을 읽고 싶은가?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은 밑줄을 긋는다는 사실에 안도하여 그 순간부터 내용을 잊어버리지 않을까요?
한줄평: 기억할 수 있는 수단을 만들었다는 안도감이 오히려 기억을 방해한다는 아이러니함이 인상깊었음.
무의식 중에 스스로 붙인 꼬리표를 떼어내면 의외로 간단하게 책을 술술 읽고있는 자신과 만날 수 있다.
한줄평: 내가 실제로 가진 특성이라도 꼬리표를 붙이지 않는다면 어느샌가 옅어지고 잊혀지겠지?
지식의 습득을 목적으로 한 독서가 위험한 이유는 당사자까지도 거만해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지식이 늘었다고 해서 그 사람이 위대해질 리는 없습니다.
한줄평: 나는 나보다 지식이 많은 사람을 과할정도로 위대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고, 나 또한 많은 지식을 갖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나보다 지식이 많은 사람 앞에서는 내가 초라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인간의 가치는 지식의 양과 비례하지 않는다.
그냥 불행에 민감한 만큼 행복에도 민감해보고 싶다.
총평
독서법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들었을 때 읽어서 그런 건지 책이 쉬운 건지 엄청 술술 읽혔다.
책을 전부 읽는 데 한 시간도 안 걸렸다.
1만 권 독서법이라고 해서 속독에 관련된 내용일 줄 알았는데 전혀 다른 내용이었다.
책 읽기에 심리적 부담을 가진 사람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도움이 될 것 같다.
독서 노트에는 적지 않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한 권의 책에서 내 인생에 도움이 될 한 문장만 건질 수 있어도 가치 있는 것이다. 라는 부분이다.
이 부분이 왜 기억에 남았다면, 자기계발서를 읽을 때 주의할 점이 책을 읽기 전과 후의 나는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는데, 뭔가 인생이 나아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책 한 권을 읽는다고 내 삶이 바뀌지는 않는다. 하지만 책에 나온 내용을 조금이라도 실천에 옮긴다면 삶은 바뀐다.
책에 나온 많은 내용을 내 삶에 녹여내려면 양이 너무 방대해서 잘 와닿지 않지만, 이 책에 나온 대로 한 문장이라도 건지겠다는 마음으로 책을 읽는다면 내 삶이 점점 개선될 것이다.
현재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에서 책을 읽은 지 3개월 정도 지났는데 이 책에 나온 대로 독서 노트를 기록하며 책을 읽는 습관을 지니게 되었다.
앞으로 더욱더 많은 책을 읽게 될 테니 그때마다 책에서 내 인생의 한 줄을 찾아내자.